쇼핑몰 만들 때 다들 어바웃 페이지 하나쯤은 만들잖아요. 그런데 열어보면 열에 아홉이 똑같아요. "2021년 설립,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최고의 품질을 약속드립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썼어요. 문제는... 그 페이지 방문자 이탈률이 제일 높더라고요. 왜 그런지 한참 뒤에 알았어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볼게요. 처음 보는 쇼핑몰에서 5만 원짜리 옷을 살까 말까 고민 중이에요. 이때 어바웃 페이지를 클릭하는 사람은 이미 마음이 반쯤 넘어온 사람이에요. 마지막 확인 도장을 찍으러 온 거죠. 그런데 거기서 만나는 게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문장이라면... 아무 도장도 못 찍고 뒤로가기를 눌러요. 그 문장은 세상 모든 회사가 하는 말이거든요.
어바웃 페이지는 자기소개서가 아니에요. 고객이 "이 사람들, 나랑 같은 걸 고민했네" 하고 느끼게 만드는 자리예요. 회사 연혁 대신 창업 계기를, 그것도 고객이 지금 겪는 문제와 정확히 겹치는 지점으로 풀어내야 신뢰가 생겨요. 오늘은 그 구조를 뜯어볼게요.
제가 여성 의류 쇼핑몰을 하면서 초창기 어바웃 페이지에 이렇게 썼어요. "10년간 패션업에 종사한 대표가 엄선한 좋은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그럴듯하죠? 근데 이 문장에 고객은 없어요. 전부 '우리'에 대한 얘기예요. 좋은 옷, 합리적 가격, 엄선. 다 자기 자랑이고, 심지어 검증할 방법도 없어요.
사람은 나랑 상관없는 자랑엔 반응 안 해요. 반대로 "나도 저거 때문에 짜증났었는데"라는 문장 하나엔 마음이 확 열려요. 이게 심리학에서 말하는 공감 기반 신뢰예요. 브랜드가 내 문제를 알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나머지 정보(가격, 배송, 후기)를 훨씬 관대하게 받아들이거든요.
| 구분 | 자기소개형 (흔한 실수) | 스토리형 (전환되는 방식) |
|---|---|---|
| 주어 | 우리 회사, 대표, 브랜드 | 고객, 그리고 나(창업자)의 옛 문제 |
| 첫 문장 |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 "매번 이거 때문에 반품했어요" |
| 증거 | "최고 품질" (검증 불가) | 구체적 숫자·사건·과정 |
| 읽는 사람 감정 | "그래서 뭐" (남 얘기) | "어 이거 내 얘긴데" (내 얘기) |
| 끝맺음 |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 "그래서 이렇게 만들었어요" |
차이가 보이시죠? 왼쪽은 브랜드가 무대 중앙에 서 있고, 오른쪽은 고객이 무대 중앙에 있어요. 어바웃 페이지의 주인공은 사장님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어야 해요. 이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막상 "고객 문제랑 연결해서 쓰세요" 하면 막막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실제로 쓰는 5단 구조를 통째로 드릴게요. 순서대로만 채워도 반은 먹고 들어가요.
1단계 · 공감되는 문제 (Hook). 고객이 지금 겪는 불편을 창업자 시점에서 먼저 꺼내요. "저는 키가 158cm인데, 예쁜 원피스는 죄다 롱기장이라 입으면 질질 끌렸어요. 수선비만 벌당 8천 원씩 나가더라고요." 이렇게요. 추상적인 '불편함'이 아니라, 냄새나는 구체적 장면이 필요해요.
2단계 · 왜 아무도 안 풀어줬나 (긴장). 그 문제가 왜 시장에서 방치됐는지 짚어요. "브랜드들은 다 165cm 모델 기준으로만 만드니까요." 여기서 고객은 '아 그래서 내가 매번 실패했구나'를 이해해요. 문제의 원인을 대신 설명해주면 그게 곧 전문성이에요.
3단계 · 그래서 내가 직접 (전환점). 창업 결심의 순간이에요. "그냥 내가 입을 옷을 내가 만들자, 하고 시작했어요." 거창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소박한 계기가 더 믿음직해요.
4단계 · 어떻게 다르게 만들었나 (증거). 여기가 제일 중요해요. 말이 아니라 과정을 보여줘야 해요. "그래서 모든 원피스를 155·160·165 세 가지 기장으로 나눠서 제작해요. 원단도 세 곳 돌려보고 비침 없는 걸로 골랐고요." 구체적 숫자와 과정이 들어가면 "품질 좋아요"라는 빈말 100개보다 세요.
5단계 · 지금 당신에게 (행동). 마지막은 고객의 다음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요. "혹시 저처럼 기장 때문에 고민이셨다면, 상세페이지에 실측 사이즈 다 적어뒀으니 꼭 보고 고르세요." 판매 강요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돕는 안내로 맺는 거예요.
이론만 보면 감이 안 오니까, 같은 브랜드를 두 가지 버전으로 써볼게요. 가상의 수제 디저트 쇼핑몰이라고 쳐요.
❌ 자기소개형: "안녕하세요. 저희는 2022년 설립된 프리미엄 수제 디저트 브랜드입니다. 최고급 재료만을 사용하여 정성껏 만든 건강한 디저트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합니다. 고객님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 스토리형: "임신했을 때 단 게 그렇게 당기는데, 시판 케이크는 죄다 색소랑 향료 범벅이라 못 먹겠더라고요. 성분표 보면 20줄씩 되고... 그래서 남편이랑 주방에서 직접 굽기 시작했어요. 밀가루·설탕·버터, 재료 딱 세 줄. 색소 하나도 안 넣어요. 지금은 저 같은 임산부 손님이 제일 많아요. 성분표부터 보고 고르시는 분들이요."
어느 쪽에서 지갑을 열고 싶으세요? 스토리형엔 '임신', '20줄 성분표', '재료 세 줄' 같은 구체적 앵커가 박혀 있어요. 읽는 사람이 자기 상황을 대입할 틈이 생기는 거죠. 이렇게 문제 공감으로 붙잡은 고객은 재구매율도 확실히 달라요. 처음부터 '나를 위한 브랜드'로 인식하고 들어오니까요.
어바웃 페이지 잘 써놓고 방치하면 반쪽짜리예요. 몇 가지만 챙기면 이 페이지가 계속 일하게 만들 수 있어요.
첫째, 얼굴이나 손을 보여주세요. 작업하는 사진, 포장하는 손, 매장 구석. 완벽한 화보 말고 진짜 냄새나는 사진이요. 사람이 보이면 신뢰가 훅 올라가요. 둘째, 상세페이지·후기로 링크를 걸어주세요. 스토리로 마음이 열린 순간 바로 다음 행동으로 넘겨야 해요. 셋째, 고객 세그먼트별로 훅이 먹히는지 보세요. 우리 브랜드에 어떤 사람이 반응하는지 모르면 스토리 방향도 못 잡아요. RFM 고객 세분화로 핵심 고객을 먼저 파악하면, 그들의 문제를 훅으로 쓸 수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이 모든 게 진짜 효과가 있었는지는 결국 숫자로 확인해야 해요. 어바웃 페이지 개편 전후로 전환율이 올랐는지, 그 매출이 원가랑 광고비 빼고 실제로 남는 장사였는지. 저는 대시부스터 실시간 대시보드로 순수익까지 같이 봐요. 감으로 "잘 되는 것 같아" 하다가 정작 마진은 마이너스였던 적이 있어서요... 스토리로 파는 것과 남기는 것은 다른 문제거든요.
정리하면 이래요. 어바웃 페이지 앞에서 뒤로가기 누르던 고객을, 문제 공감 한 문단으로 붙잡을 수 있어요. 오늘 당장 사장님 어바웃 페이지 열어서 첫 문장부터 바꿔보세요. "우리는"으로 시작하고 있으면, "저는 이게 불편했어요"로 고쳐보는 거예요.
다 뺄 필요는 없어요. 다만 맨 앞에 두지 마세요. 이력은 4단계 '증거' 자리에서 신뢰를 보강하는 용도로 쓰는 게 좋아요. "패션 MD 8년 하면서 원단 보는 눈은 자신 있어요" 처럼, 고객 문제를 푸는 능력과 연결될 때만 힘을 발휘해요. 앞머리에 학력부터 나열하면 자기 자랑으로 읽혀요.
극적일 필요 전혀 없어요. 오히려 소소한 계기가 더 진짜 같아요. "그냥 내가 매번 사던 물건이 늘 애매해서 직접 만들었다"만으로 충분해요. 핵심은 드라마가 아니라, 그 계기가 고객의 문제와 겹치느냐예요. 겹치기만 하면 평범한 이야기도 강력해져요.
단독으로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구매 직전 방문자의 이탈을 줄이는 효과는 분명히 있어요(추정). 어바웃 페이지는 이미 관심 있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확인하러 오는 곳이라, 전환 임계점에 있는 고객을 붙잡아요. 상세페이지·후기와 함께 세트로 다듬으면 체감이 커요.
어바웃 페이지가 신뢰를 만들었다면, 그 신뢰가 진짜 돈으로 남는지는 숫자로 확인해야죠. 대시부스터는 원가·수수료·세금 뺀 실제 순수익을 실시간으로 보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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