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끝났는데 재고가 그대로 쌓여 있으면 마음이 조급해지시죠. 저도 예전엔 시즌 다 지나고 나서야 급하게 반값 할인 걸었는데, 그때는 이미 관심 자체가 사라진 뒤였어요. 재고를 미리 정한 일정대로 소진하는 법을 정리해드릴게요.
시즌이 끝나갈 때쯤 되면 이거 언제 할인 걸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시즌이 완전히 지나고 나서야 급하게 반값을 걸어본 경험 있으실 거예요. 저도 겨울 아우터 재고를 3월 말까지 정가로 붙들고 있다가,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니까 그제야 50% 할인을 걸었는데 이미 다들 봄 옷에 관심이 쏠린 뒤라 반응이 신통치 않았어요. 그 시즌에 결국 재고를 70%까지 낮춰서야 겨우 소진했는데, 조금만 더 일찍 계획적으로 움직였으면 손실을 훨씬 줄일 수 있었겠다는 후회가 남았어요. 오늘은 그 이후로 제가 쓰는 시즌 재고 소진 스케줄을 정리해서 알려드릴게요.
시즌 상품은 시즌이 끝나는 순간부터 가치가 빠르게 떨어져요. 겨울 아우터는 3월 이후로는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고객 관심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정가를 오래 붙들고 있을수록 창고비만 쌓이고 실제 판매는 거의 안 일어나는 구간에 들어서요. 저는 이 구간을 죽은 시간이라고 부르는데,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나중에 처분할 때 할인 폭을 더 크게 걸어야만 팔리는 악순환이 생겨요.
반대로 시즌이 한창일 때, 즉 아직 수요가 살아있는 시점에 소폭 할인으로 미리 소진을 시작하면 할인 폭이 작아도 판매가 잘 일어나요. 같은 재고를 시즌 중 20% 할인으로 파는 것과 시즌 끝나고 70% 할인으로 파는 것 중 어느 쪽이 결과적으로 더 남는지 계산해보면, 대부분 초반 소폭 할인 쪽이 최종 회수 금액이 더 높아요.
저는 시즌 상품을 4단계 마크다운 일정으로 관리해요. 시즌 중반부터 판매 속도가 느려지는 조짐이 보이면 1단계로 10~15% 할인을 걸고, 시즌 막바지에 2단계로 25~30%, 시즌이 끝난 직후에 3단계로 40~50%, 그래도 안 팔리면 마지막 4단계로 60~70%까지 내려서 확실히 소진하는 순서예요. 각 단계 사이에는 최소 2주 정도 판매 반응을 지켜본 다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원칙이에요.
이 일정을 상품마다 다르게 적용하는 것도 중요해요. 회전이 원래 느린 상품은 조금 더 일찍 1단계를 시작하고, 반응이 좋았던 상품은 정가 기간을 조금 더 늘려도 괜찮아요. 아래 표에 겨울 아우터 기준으로 제가 실제 쓰는 시즌 소진 일정 예시를 정리했어요.
| 단계 | 시점(예시, 겨울 아우터) | 할인율 | 목표 |
|---|---|---|---|
| 정가 판매 | 11월~1월 초 | 0% | 최대 마진 확보 |
| 1단계 | 1월 중순 | 10~15% | 판매 속도 유지 |
| 2단계 | 2월 중순 | 25~30% | 시즌 막바지 소진 가속 |
| 3단계 | 3월 초 | 40~50% | 시즌 종료 재고 정리 |
| 4단계 | 3월 말~4월 | 60~70% | 창고비보다 낮은 마지막 소진 |
| 이월 보류 | 4월 이후 잔여분 | 미판매분 | 다음 시즌 재활용 검토 |
마크다운 단계를 넘길 타이밍을 감으로 판단하면 늦어지기 쉬워요. 저는 일평균 판매 속도가 이전 2주 대비 30% 이상 떨어지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걸 원칙으로 삼아요. 예를 들어 1단계 할인 중 일평균 판매가 5장에서 3장으로 떨어졌다면, 그게 40% 하락이니까 바로 2단계로 넘어가는 신호로 보는 거예요.
날짜 기준도 같이 걸어두는 게 안전해요. 판매 속도가 아직 버틸 만해도 시즌 종료 예정일이 다가오면 무조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캘린더에 미리 못을 박아두는 거예요. 판매 속도만 보고 판단하면 조금만 더 버텨보자 하다가 시즌을 완전히 놓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저는 판매속도 신호와 날짜 신호 중 먼저 오는 쪽을 기준으로 움직여요.
4단계까지 할인해도 안 팔리는 재고가 남을 수 있어요. 이럴 때는 다음 시즌까지 창고에 그냥 묵혀두기보다 아울렛 채널이나 땡처리 전문 플랫폼으로 넘기는 것도 고려해볼 만해요. 자사몰 정가 판매 대비 마진은 거의 없지만, 창고비를 계속 내면서 재고를 붙들고 있는 것보다는 현금으로 회수하는 게 자금 흐름 면에서 훨씬 나아요.
다음 시즌까지 이월할지 결정할 때는 디자인이 특정 시즌에만 어울리는지, 아니면 무난해서 다음 시즌에도 팔릴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나눠요. 트렌드성이 강한 디자인은 이월해봤자 다음 시즌엔 이미 유행이 지나서 더 안 팔리는 경우가 많으니 이번 시즌에 확실히 정리하는 게 낫고, 클래식한 디자인은 다음 시즌 재판매를 고려해도 괜찮아요.
마크다운 일정을 짜기 전에 각 단계별로 예상되는 마진 손실을 미리 계산해두면 심리적으로 훨씬 덜 흔들려요. 예를 들어 사입가 12,000원, 정가 29,000원짜리 아우터를 4단계까지 순차적으로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정가 판매분에서 남긴 마진으로 후반 할인분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지 미리 계산이 가능해요.
저는 시즌 시작 전에 이 정도 재고는 정가로, 이 정도는 1~2단계 할인으로, 나머지는 3~4단계로 소진될 것이라는 예상 비율을 미리 잡아두고, 그 비율대로 전체 시즌 예상 마진을 계산해봐요. 이렇게 하면 실제로 할인 단계에 들어갔을 때 손해 보는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 대신 예상 범위 안에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어요.
시즌이 끝나고 나면 이번 시즌 마크다운 데이터를 꼭 기록해두세요. 어떤 상품이 정가에서 다 팔렸는지, 어떤 상품이 4단계까지 가서야 겨우 소진됐는지를 기록해두면 다음 시즌 비슷한 상품을 발주할 때 물량을 얼마나 조정해야 할지 바로 참고할 수 있어요. 저는 이 기록을 다음 시즌 발주 회의 때 제일 먼저 꺼내보는 자료로 쓰고 있어요.
시즌 소진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재고와 판매 데이터를 매일 붙여서 보는 게 확실히 도움이 돼요. 블로그 다른 글에서 안전재고와 재발주 타이밍 잡는 법도 같이 참고하시면 다음 시즌 재고 계획에 도움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