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넘게 거래했는데 아직 현금 선결제라면 한 번은 얘기를 꺼내볼 때예요. 사입처 결제 조건은 사실상 이자율이거든요. 얼마짜리인지 계산하고 어떤 순서로 요구하는지, 실제로 어떤 문장으로 말하는지까지 그대로 적어뒀어요.
사입처 결제 조건은 사실상 이자율이에요. 30일 뒤에 결제하는 조건을 받으면 그동안 그 돈을 내가 쓰는 거니까요. 은행에서 빌리면 이자를 내지만 사입처 여신은 공짜예요. 근데 대부분 이걸 협상 대상으로 보지도 않아요.
동대문에서 처음 사입할 땐 무조건 현금이에요. 그건 맞아요. 신용이 아직 없으니까요. 근데 6개월 넘게 꾸준히 받아오고 한 번도 안 밀렸는데도 여전히 전액 선결제라면 한 번은 얘기를 꺼내볼 때예요. 안 물어보면 먼저 주는 곳은 거의 없어요.
감으로 "좀 편하겠지"가 아니라 금액으로 봐야 협상할 마음이 생겨요.
월 사입액이 800만원이라고 할게요. 현금 선결제면 항상 800만원이 밖에 나가 있어요. 30일 여신을 받으면 그 800만원이 한 달 동안 내 통장에 남아요. 그 돈으로 잘 나가는 상품을 한 바퀴 더 돌리면 어떻게 될까요.
공헌이익률 45%짜리 상품이면 800만원 사입분이 대략 1,450만원 매출로 돌아오고 공헌이익은 650만원쯤 나와요. 물론 다 팔린다는 전제고요. 절반만 잡아도 300만원이에요. 단가를 3% 깎는 것보다 30일 여신이 훨씬 커요. 800만원의 3%는 24만원이니까요.
| 결제 조건 | 묶이는 현금 | 월 800만원 사입 기준 여유 |
|---|---|---|
| 전액 현금 선결제 | 사입액 100% | 0일 |
| 50% 선금 / 50% 입고 후 | 사입액 50% | 약 7일치 |
| 입고 후 15일 | 사입액 50% | 15일치 (400만원 수준) |
| 입고 후 30일 | 사입액 0% | 30일치 (800만원 수준) |
| 월말 마감 다음 달 10일 | 변동 | 평균 25일치 |
그냥 가서 "조건 좀 봐주세요" 하면 안 돼요. 사입처 입장에선 돈 떼일 위험을 지는 거니까 근거가 필요해요. 저는 이 세 개를 들고 가요.
여기에 하나 더. 잘 팔리는 상품의 판매 화면을 캡처해서 보여주세요. 리뷰 300개 붙은 상품 페이지를 보면 태도가 달라져요. 내 상품이 저기서 잘 나가고 있구나 하는 걸 아니까요.
한 번에 다 달라고 하면 다 못 받아요. 순서대로 하나씩 가는 게 성공률이 높아요.
단가를 먼저 꺼내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사입처가 제일 방어하는 항목이에요. 마진이 직접 깎이니까요. 결제일은 그쪽 현금흐름 문제라 여지가 더 있어요.
말투가 절반이에요. 부탁조로 가면 거절하기 쉽고 거래 얘기로 가면 협상이 돼요.
"사장님 저희가 지난 3개월에 2,400만원어치 받았고 한 번도 안 밀렸어요. 다음 분기엔 3천만원 정도 보고 있는데 결제를 주 단위로 묶어서 월요일에 정산하는 식으로 가면 저희가 발주를 더 안정적으로 넣을 수 있어요. 한 달만 그렇게 해보고 문제 있으면 바로 원래대로 갈게요."
한 달 시범이라는 표현이 잘 먹혀요. 상대 입장에서 위험이 한 달로 제한되니까요. 그리고 이 한 달을 완벽하게 지키면 그다음은 훨씬 쉬워요.
1688이나 공장 직거래는 보통 30% 선금에 70%는 선적 전 결제예요. 여기서 여신을 받기는 어렵고 대신 다른 걸 노려요.
분할 선적이 제일 실속 있어요. 재고도 덜 묶이고 첫 배치 반응을 보고 두 번째를 조정할 수도 있고요.
결제일을 못 미루더라도 현금 여유를 만드는 길은 남아 있어요. 세 가지를 같이 굴려요.
현금만 받는 사입처가 많지만 카드를 열어주는 곳도 있어요. 수수료를 내가 얹어주는 조건으로요. 2.5%를 부담하면 사입처는 손해가 없고 저는 카드 결제일까지 최대 45일을 벌어요.
800만원 사입에 수수료 20만원이에요. 앞에서 계산한 30일 여신의 가치와 나란히 놓고 보세요. 20만원 내고 45일을 사는 셈인데 자금이 빠듯하면 충분히 남는 장사예요. 다만 카드 한도를 사입에 다 써버리면 정작 광고비 결제가 막혀요. 한도의 60% 안에서만 쓰는 선을 미리 정해두세요.
정산금을 미리 당겨주는 서비스가 여럿 있어요. 수수료가 대략 월 1~2% 수준인데 급할 땐 유용해요. 근데 습관이 되면 그 수수료가 그냥 고정비가 돼요.
기준을 하나 정하세요. 당겨 받은 돈으로 만드는 공헌이익이 수수료의 3배를 넘을 때만 쓰는 거예요. 500만원을 당겨서 7만원을 냈으면 그 500만원에서 21만원 넘는 공헌이익이 나와야 해요. 2주 안에 팔 자신이 있는 상품에만 쓴다는 뜻이죠.
협상력은 결국 대안에서 나와요. 한 곳에만 의존하면 조건을 요구하기가 어려워요. 그쪽도 그걸 알고요.
주력 거래처 하나에 백업 한두 곳을 항상 살려두세요. 백업엔 물량을 조금만 줘도 돼요. 전체 사입의 15~20%만 돌려도 관계가 유지되고 급할 때 받아줄 여지가 생겨요. 이게 있으면 협상 자리에서 목소리가 달라져요.
단가만 보고 거래처를 자주 갈아타는 건 반대예요. 여신이나 불량 교환 같은 건 관계에서 나오는데 그건 쌓이는 데 시간이 걸려요. 6개월 거래한 곳에서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첫 달에 요구하면 아무것도 못 받아요.
하루라도 밀리면 그동안 쌓은 게 다 날아가요. 그래서 저는 여신 받은 날부터 캘린더에 결제일을 미리 다 박아둬요. 결제일 이틀 전에 알림도 걸고요.
혹시 진짜 못 맞추게 생기면 당일에 말하지 말고 사흘 전에 연락하세요. "이번엔 3일만 늦어질 것 같은데 미리 말씀드려요"는 괜찮아요. 당일에 잠수 타는 게 관계를 끝내요.
조건이 정리되면 짧게라도 문서로 남기세요. 계약서까지 안 가도 돼요. 카카오톡으로 "결제는 매주 월요일, 불량은 2주 안에 교환, 단가는 100장 이상 11,300원" 이렇게 정리해서 보내고 확인만 받아두면 충분해요. 담당자가 바뀌거나 몇 달 지나면 서로 기억이 달라지거든요. 이 메시지 하나가 나중에 얼굴 붉힐 일을 막아줘요.
그리고 여신이 생겼다고 발주를 갑자기 늘리지 마세요. 여신은 현금 여유를 만드는 거지 구매력을 늘려주는 게 아니에요. 그 돈을 다 써버리면 결제일에 똑같이 힘들어요... 여신으로 생긴 여유는 절반만 쓰고 절반은 남겨두는 게 안전해요.
결제일이 바뀌면 자금 계획도 통째로 바뀌어요. 언제 얼마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한눈에 보이면 협상할 때 자신 있게 숫자를 말하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