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관리자에서 인스타 캠페인 ROAS가 0.8이라고 떠서, 진지하게 끄려고 손을 올렸던 적이 있어요. 근데 이상하죠... 그 캠페인을 며칠 줄이니까 네이버 검색 유입까지 같이 빠지더라고요. 범인은 광고가 아니라 제가 보던 '숫자'였어요. 어떤 어트리뷰션 모델로 보느냐에 따라 같은 매출이 전혀 다르게 찍힙니다.
먼저 어트리뷰션이 뭔지부터 짧게 짚고 갈게요. 손님이 우리 물건을 사기까지 보통 한 번에 안 옵니다. 인스타에서 처음 보고, 며칠 뒤 네이버에 브랜드명 검색해서 들어오고, 그날 밤에 리타겟팅 광고 한 번 더 맞고 결제하는 식이죠. 이 여러 번의 접점 중에서 '매출 공로'를 누구한테 몰아줄 거냐, 그걸 정하는 규칙이 어트리뷰션 모델이에요.
문제는 이 규칙을 뭘로 잡느냐에 따라 인스타 광고가 효자가 되기도 하고, 돈만 까먹는 애물단지가 되기도 한다는 거예요. 저는 이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작년에 저희가 원피스 하나를 밀고 있었어요. 채널은 크게 세 개. 인스타 광고, 네이버 검색(브랜드/일반), 그리고 리타겟팅이요. 광고 관리자 기본값이 라스트클릭이라, 그냥 거기 뜨는 ROAS만 보고 판단했죠.
그때 화면에 이렇게 찍혔어요.
| 채널 | 월 광고비 | 라스트클릭 매출 | 라스트클릭 ROAS |
|---|---|---|---|
| 인스타 광고(신규) | ₩1,800,000 | ₩1,530,000 | 0.85 |
| 네이버 검색 | ₩900,000 | ₩4,050,000 | 4.5 |
| 리타겟팅 | ₩600,000 | ₩2,700,000 | 4.5 |
딱 보면 답 나오죠. 인스타는 1.8백 써서 1.5백 건졌으니 적자, 네이버랑 리타겟은 4.5배씩 뽑으니 천사. 그래서 인스타 예산을 절반으로 줄였어요. 아주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했고요...
2주 뒤에 전체 매출이 −23% 났습니다. 근데 진짜 이상했던 건, 광고를 건드리지도 않은 네이버 검색 유입까지 같이 빠진 거예요. 브랜드명 검색량이 줄었더라고요. 그제서야 알았죠. 손님들이 인스타에서 원피스를 처음 본 다음에 네이버에 검색해서 들어온 거였어요. 인스타는 매출을 '마무리'한 게 아니라 '시작'시킨 채널이었던 겁니다. 라스트클릭은 이 시작을 통째로 0으로 처리하고요.
그래서 같은 구매 여정을 모델별로 다시 돌려봤어요. 한 손님이 '인스타 클릭 → 네이버 검색 → 리타겟팅 클릭 → 결제' 순으로 ₩89,000짜리를 샀다고 칠게요. 이 매출 공로를 모델별로 어떻게 쪼개는지 보면 감이 옵니다.
| 모델 | 인스타(첫 접점) | 네이버(중간) | 리타겟팅(마지막) | 한 줄 성격 |
|---|---|---|---|---|
| ① 라스트클릭 | ₩0 | ₩0 | ₩89,000 | 마지막에 다 몰아줌 |
| ② 퍼스트클릭 | ₩89,000 | ₩0 | ₩0 | 처음에 다 몰아줌 |
| ③ 선형(Linear) | ₩29,667 | ₩29,667 | ₩29,667 | 똑같이 3등분 |
| ④ 시간감쇠(Time decay) | ₩17,800 | ₩26,700 | ₩44,500 | 결제에 가까울수록 가중 |
| ⑤ 위치기반(U자/Position) | ₩35,600 | ₩17,800 | ₩35,600 | 처음·마지막에 40%씩 |
보이시죠? 인스타의 공로가 모델에 따라 ₩0에서 ₩89,000까지 왔다갔다 해요. 같은 손님, 같은 매출인데요. 이제 각 모델을 언제 쓰는지 하나씩 볼게요.
① 라스트클릭은 세팅이 제일 쉽고 대부분 툴의 기본값이에요. 구매 여정이 짧은 상품(검색해서 바로 사는 생필품류)엔 그럭저럭 맞아요. 근데 우리처럼 '보고 → 고민하고 → 나중에 사는' 패션·뷰티엔 독이 됩니다.
② 퍼스트클릭은 반대예요. 신규 발견을 시킨 채널에 다 몰아줘요. 브랜드 인지도를 막 키우는 초기 단계에선 볼 만한데, 이걸로 예산 짜면 이번엔 리타겟팅을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③ 선형은 그냥 접점 수대로 공평하게 N등분. 마음은 편한데, 현실에서 모든 접점이 똑같이 중요하진 않죠. 스치듯 노출된 배너랑 결정타 리타겟팅을 같은 무게로 치는 건 좀 게으른 계산이에요.
④ 시간감쇠는 결제 시점에 가까운 접점일수록 더 높게 쳐줘요. 리타겟팅·프로모션 효과를 보고 싶을 때 현실적이에요. 단, 여전히 첫 발견 채널은 좀 저평가돼요.
⑤ 위치기반(U자형)은 저는 이걸 제일 오래 썼어요. 첫 접점 40%, 마지막 접점 40%, 중간들은 나머지 20% 나눠 갖는 방식이요. '처음 발견시킨 놈'과 '마지막에 결제 붙인 놈' 둘 다 인정해 주니까, 인스타 같은 상단 채널이 억울하지 않게 돼요. 중소 자사몰엔 이게 밸런스가 제일 좋더라고요.
모델별로 다시 계산해서 인스타를 원래대로 살렸더니, 3주 뒤 전체 매출이 회복됐어요. 라스트클릭 ROAS 0.85였던 그 캠페인이, 위치기반으로 보니 실제로는 브랜드 검색과 리타겟 매출의 절반 이상을 '만들어내는' 엔진이었던 거죠.
정리하면 우리 규모(중소 자사몰·스마트스토어)에선 이렇게 잡는 걸 추천해요.
| 상황 | 추천 모델 | 이유 |
|---|---|---|
| 구매까지 하루 안에 끝나는 상품 | 라스트클릭 | 여정이 짧아 왜곡이 적음 |
| 패션·뷰티 등 고민 긴 상품 | 위치기반(U자) | 첫 발견 채널 저평가 방지 |
| 신규 브랜드 인지도 키우는 초기 | 퍼스트클릭 보조로 | 상단 유입 기여 확인용 |
| 리타겟·프로모션 효과 검증 | 시간감쇠 | 결제 근처 접점 강조 |
그리고 하나 더. 어트리뷰션은 '매출 공로'를 나누는 거지 '수익'을 나누는 게 아니에요. ROAS가 잘 나와도 원가·수수료·세금 빼면 남는 게 없는 채널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저는 채널별 ROAS와 진짜 손익분기 ROAS를 항상 같이 봐요. 실시간으로 원가·수수료·부가세 다 뺀 순수익이 채널별로 어떻게 찍히는지 보는 게 결국 광고비 새는 걸 막는 유일한 방법이더라고요. 저는 이걸 실시간 대시보드로 확인하는데, 광고 관리자 숫자랑 실제 통장 숫자가 얼마나 다른지 보면 좀 무섭습니다...
아니요. 목적에 따라 바꿔 보는 게 맞아요. 신규 채널 살릴지 말지 볼 땐 위치기반, 프로모션 효과 볼 땐 시간감쇠, 이런 식으로요. 중요한 건 '하나만 맹신하지 않는 것'이에요. 최소 두 모델을 나란히 놓고 차이를 읽으세요.
솔직히 데이터가 반쯤 빠져 있으면 어떤 모델을 써도 반쯤 틀려요. 그래서 순서가 중요해요. 먼저 픽셀·CAPI로 유실을 최대한 메꾸고(서버 전송), 그다음에 모델을 고르는 겁니다. 데이터부터 챙기고 계산은 그 위에서 하세요.
상품이 검색해서 바로 사는 종류면 괜찮아요. 근데 인스타·유튜브로 처음 발견시키는 구조라면, 라스트클릭 하나만 믿다가 상단 유입 채널을 죽이고 3주 뒤 전체 매출이 빠지는 걸 겪게 될 거예요. 제 이야기가 딱 그거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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