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들어올 때마다 엑셀 열고, 카톡 보내고, 스프레드시트에 옮겨 적고... 이걸 밤마다 반복하다 보면 '이거 자동으로 안 되나' 싶어져요. 그래서 Zapier랑 Make를 둘 다 결제해서 몇 달 굴려봤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없고, '뭐부터'가 중요하더라고요.
자동화 툴 얘기가 나오면 항상 "Zapier가 좋아요? Make가 좋아요?" 이 질문부터 나와요. 근데 이게 애플이랑 삼성 중에 뭐가 좋냐 묻는 거랑 비슷해요. 둘 다 잘 만든 툴이고, 문제는 내가 지금 뭘 자동화하려는지예요. 저는 자사몰이랑 스마트스토어를 같이 돌리는데, 주문 알림 하나 자동화하려다가 결국 둘 다 써보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느낀 걸 최대한 솔직하게 풀어볼게요.
미리 스포하자면 이래요. 단순하게 A 일어나면 B 해줘, 이 정도면 Zapier가 압도적으로 편해요. 근데 조건이 갈리고, 반복 처리하고, 데이터를 가공해야 하면 Make가 돈값을 해요. 이유를 하나씩 볼게요.
Zapier를 처음 켜면 화면이 정말 단순해요. "이 일이 생기면(Trigger) → 이걸 해줘(Action)." 위에서 아래로 쭉 읽히는 구조라서, 자동화가 처음인 사람도 30분이면 첫 Zap을 만들어요. 저도 제일 처음 만든 게 '스마트스토어 새 주문 → 슬랙에 알림' 이거였는데, 진짜 클릭 몇 번으로 끝났어요. 문서 안 보고 감으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에요.
Make는 첫인상이 달라요. 캔버스에 동그란 모듈들이 놓이고, 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이에요. 처음 보면 '이게 뭐지' 싶고 살짝 겁나요... 근데 이 구조가 진짜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 있어요. 한 트리거에서 나온 데이터를 여러 갈래로 쪼개서, 어떤 건 이메일로, 어떤 건 시트에 저장하고, 조건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로로 보내는 거요. Zapier에서 이걸 하려면 Zap을 여러 개 만들거나 Paths 기능을 겹겹이 쌓아야 하는데, Make는 화면 하나 안에서 그림처럼 보여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했어요. 자동화 흐름이 '직선'이면 Zapier, '나무 가지'처럼 갈라지면 Make예요. 직선인데 굳이 Make 쓰면 오히려 답답하고, 가지치기가 많은데 Zapier 쓰면 Zap이 수십 개로 불어나서 관리가 지옥이 돼요.
돈 얘기가 제일 현실적이죠. 두 툴은 과금 방식 자체가 달라요. Zapier는 '작업(Task) 수'로 세요. Zap이 한 단계 실행될 때마다 1 Task가 빠져요. Make는 '오퍼레이션(Operation)' 수로 세는데, 모듈 하나 실행이 1 오퍼레이션이에요. 말은 비슷한데, 실제로 굴려보면 Make가 같은 예산으로 훨씬 많은 걸 처리해요.
예를 들어 볼게요. 하루 주문 100건이 들어오는 스토어에서, 주문 하나당 '알림 보내기 + 시트 기록 + 태그 붙이기' 3단계를 돌린다고 쳐요.
| 항목 | Zapier | Make |
|---|---|---|
| 과금 단위 | Task(액션 단계마다) | Operation(모듈마다) |
| 하루 소모량(위 예시) | 약 300 Task | 약 300~400 Op |
| 월 소모량(추정) | 약 9,000 Task | 약 9,000~12,000 Op |
| 대략 월 요금대(추정) | 중급 플랜 ₩40,000~₩60,000선 | 같은 볼륨 ₩13,000~₩25,000선 |
| 무료 플랜 | 월 100 Task, 2단계 Zap | 월 1,000 Op, 다단계 가능 |
표의 숫자는 환율이랑 플랜 개편에 따라 바뀌니까 정확히 믿진 마시고, 감만 잡으세요(추정치예요). 핵심은 '볼륨이 커질수록 Make가 싸진다'예요. 무료 플랜만 봐도 차이가 확 나요. Zapier 무료는 월 100 Task에 2단계까지라 사실상 맛보기용이고, Make 무료는 월 1,000 오퍼레이션에 다단계 시나리오도 만들 수 있어서 소규모 스토어는 무료로 꽤 버텨요.
몇 달 써보면서 몸으로 느낀 차이를 나눠볼게요.
앱 연동 개수는 Zapier가 압도적이에요. 국내외 웬만한 서비스는 다 있어요. 특히 마케팅 SaaS나 해외 툴 붙일 때 Zapier에만 있는 커넥터가 꽤 많아요. Make도 요즘 빠르게 늘고 있는데, "어? 이 앱은 Make에 없네" 하는 순간이 아직 가끔 있어요. 그럴 땐 Make의 HTTP 모듈로 직접 API를 때려야 하는데, 이건 살짝 개발 지식이 필요해요.
데이터 가공은 Make가 훨씬 강해요. 이게 진짜 결정적이었어요. 예를 들어 주문 데이터에서 옵션명만 잘라내거나, 여러 주문을 하나로 묶거나, 배열을 돌면서 반복 처리하는 거요. Zapier에서 이걸 하려면 별도 포맷터 단계를 계속 추가해야 하고(=Task 소모), 반복(Iterator)이나 묶음(Aggregator) 처리가 뻑뻑해요. Make는 이런 게 기본 모듈로 딱 있어서, 한 시나리오 안에서 깔끔하게 돼요. 저는 '스마트스토어 미출고 주문들을 하나로 모아서 아침에 요약 리포트로 받기' 같은 걸 Make로 짰는데, Zapier였으면 훨씬 지저분했을 거예요.
에러 대응은 Make가 세밀해요. 자동화는 언젠가 반드시 실패해요. 앱 응답이 늦거나, 형식이 안 맞거나... Make는 에러 핸들러를 경로별로 붙일 수 있어서 '실패하면 3번 재시도하고, 그래도 안 되면 나한테 알림' 이런 걸 짤 수 있어요. Zapier도 자동 재시도가 있지만 세밀하게 손대긴 어려워요.
반대로 유지보수는 Zapier가 편해요. 몇 달 뒤에 다시 열었을 때 "내가 이걸 왜 이렇게 짰지" 하고 이해하는 속도는 Zapier가 빨라요.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되니까요. Make 시나리오는 복잡해지면 모듈이 스무 개씩 얽혀서, 만든 본인도 헷갈려요. 그래서 저는 Make로 짤 때 모듈마다 메모를 꼭 달아둬요.
자동화를 아예 안 해본 사장님이라면 저는 무조건 이 순서를 추천해요.
첫째, Zapier 무료로 제일 귀찮은 일 딱 하나만 자동화해 보세요. 주문 알림이든, 문의 접수 저장이든, 지금 손으로 반복하는 것 중에 제일 짜증나는 거 하나요. 이게 돌아가는 걸 보면 감이 확 잡혀요. 자동화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다 한 번 굴려보는 게 백 배 빨라요.
둘째, Task를 금방 다 쓰거나, 조건 분기가 필요해지는 순간이 오면 그때 Make를 배우세요. 대개 자동화 서너 개 만들면 "아, 이건 갈래를 쳐야 하는데" 하는 벽에 부딪혀요. 그때가 Make로 넘어갈 타이밍이에요. 필요를 느끼고 배우면 훨씬 빨리 익혀요.
셋째, 돈이 오가는 자동화는 신중하게. 재고를 자동으로 깎거나, 정산 금액을 자동 기록하거나, 고객한테 자동 문자를 쏘는 건 한 번 잘못 돌면 사고가 커요. 이런 건 처음엔 '알림만' 받게 짜두고, 실제 실행은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누르는 반자동으로 시작하세요. 익숙해지면 그때 완전 자동으로 풀어도 늦지 않아요.
그리고 하나 더요. 자동화로 데이터를 여기저기 옮기다 보면, 정작 '그래서 내가 지금 얼마 버는 거야'라는 진짜 숫자는 놓치기 쉬워요. 주문은 시트에 잘 쌓이는데 원가·수수료·광고비·부가세 빼면 실제로 남는 게 얼마인지는 여전히 깜깜한 거죠. 저는 이 부분은 자동화로 직접 짜기보다 실시간 매출 추적이 되는 도구에 맡겼어요. 대시부스터가 주문이랑 광고비를 자동으로 모아서 세금까지 뺀 순수익을 대시보드로 보여주니까, Make로 리포트 시나리오를 복잡하게 짤 필요가 없더라고요. 자동화는 '잡일 줄이기'에 쓰고, 돈 계산은 검증된 도구에 맡기는 게 마음이 편했어요. 광고 성과 쪽은 픽셀 부스터·CAPI 얘기랑도 이어지고요.
정리하면, Zapier냐 Make냐는 성향 싸움이 아니라 '지금 내 자동화가 직선이냐 나무냐'의 문제예요. 처음엔 Zapier로 가볍게 시작하고, 복잡해지면 Make를 붙이세요. 그거면 충분해요.
가능은 한데 추천은 안 해요. Make는 자유도가 높은 만큼 처음엔 벽이 높게 느껴져요. Zapier로 자동화가 뭔지 감을 잡은 다음에 Make로 넘어가면 학습 속도가 훨씬 빨라요. 굳이 어려운 길부터 갈 이유가 없어요.
주문량이 아주 많지 않으면 꽤 버텨요. 특히 Make 무료(월 1,000 오퍼레이션)는 소규모 스토어 알림·기록 정도는 감당해요. 다만 주문이 늘어 자동화가 월중에 멈추기 시작하면, 그게 유료 전환 신호예요. 무료로 검증하고 볼륨 커지면 넘어가는 게 순서예요.
규모가 작으면 낭비 맞아요. 하나로 시작하세요. 다만 자동화가 열 개, 스무 개로 늘고 '단순한 건 Zapier가 편한데 복잡한 건 Make가 필요한' 상황이 오면, 둘을 나눠 쓰는 게 오히려 Task 아끼고 관리가 깔끔해질 때가 있어요. 그건 규모가 커진 다음 고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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