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나올 때마다 그냥 손해로 처리하고 넘기셨나요. 저도 초반엔 그랬는데, 불량 처리 비용만 모아봐도 순이익률을 1~2%p씩 갉아먹고 있더라고요. 불량률을 숫자로 관리하고 판매가에 미리 반영하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불량이 나오면 그냥 그 상품만 버리고 넘어가는 사장님이 많아요. 저도 처음 1~2년은 불량품 몇 장 정도는 재수 없었다 하고 넘겼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엑셀에 한 해 동안 버린 불량품 수량을 다 더해봤더니 전체 매입 수량의 4%가 넘더라고요. 그 4%가 그냥 사라진 돈이 아니라 판매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순이익에서 빠져나가고 있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오늘은 불량률을 숫자로 관리하는 법과 그 비용을 판매가에 미리 심어두는 실전 계산법을 정리해드릴게요.
불량률은 간단하게 (불량 수량 ÷ 전체 입고 수량) × 100으로 계산해요. 예를 들어 200장 입고에 8장이 불량이면 불량률은 4%가 되는 거예요. 문제는 이 숫자 자체보다 이게 정상 범위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없다는 거였는데, 제가 여러 시즌 데이터를 모아보니 국내 도매는 보통 1~2%, 해외 소싱은 3~5% 정도가 흔한 편이더라고요. 물론 상품 종류나 공정 복잡도에 따라 차이가 크니까 이 숫자는 참고용으로만 보시고, 본인 데이터를 최소 서너 번 발주 이상 쌓아서 스스로 기준선을 잡는 게 정확해요.
기준선을 잡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어느 셀러가 기준을 벗어나는지 감시하는 용도로 쓸 수 있어요. 저는 불량률이 두 발주 연속으로 기준선의 1.5배를 넘으면 그 공급처는 경고 대상으로 표시해두고, 세 번째도 넘으면 발주 비중을 줄이거나 교체를 검토해요. 이렇게 숫자로 선을 그어두면 이번엔 봐줄까 하는 감정적인 판단을 줄일 수 있어서 좋아요.
불량 하나가 손해를 끼치는 구간은 생각보다 넓어요. 매입 원가만 날리는 게 아니라, 이미 등록해서 판매된 이후에 반품이 들어오면 왕복 택배비, 재검수 인건비, 재입고 처리 시간까지 다 비용으로 잡아야 해요. 예를 들어 사입가 8,000원짜리 상품이 판매 후 불량으로 반품되면 왕복 택배비 5,000원, 재포장·검수 시간 인건비 환산 2,000원까지 더해서 실제 손실은 15,000원 가까이 되는 셈이에요.
이런 숨은 비용을 다 계산해보면 단순히 불량품 원가만 손실로 잡았을 때보다 실제 손실이 1.5~2배 커지는 경우가 많아요. 월 300장 판매 기준으로 불량률이 5%라면 15장이 이런 손실 사이클을 타는 건데, 장당 15,000원씩만 잡아도 월 225,000원이 조용히 새는 거예요. 이 숫자를 한 번 뽑아보고 나서야 저도 불량률 관리를 진지하게 시작했어요.
원가율 계산할 때 사입가만 넣고 끝내면 불량 비용이 어디에도 반영이 안 돼요. 저는 판매가를 정할 때 사입가에 예상 불량률만큼 원가를 미리 얹어서 계산해요. 예를 들어 사입가 10,000원, 예상 불량률 5%라면 실질 원가는 10,000 ÷ (1 - 0.05)로 계산해서 약 10,526원이 나와요. 이렇게 하면 불량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 그 손실을 판매가가 이미 흡수하고 있어서 마진이 갑자기 무너지는 걸 막을 수 있어요.
이 계산법은 목표 마진율을 정하는 단계에도 그대로 적용돼요. 목표 순마진율이 30%라면 실질 원가를 (1 - 목표마진율)로 나눠서 판매가를 역산하면 되는데, 위 예시라면 10,526 ÷ 0.7로 계산해서 약 15,037원이 최소 판매가 기준이 되는 거죠. 처음에는 이렇게 계산하면 판매가가 경쟁 상품보다 높아 보여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실제로는 반품·불량 손실까지 다 흡수한 가격이라 나중에 마진이 뒷걸음질 치는 걸 막아줘요.
| 예상 불량률 | 실질 원가(사입가 1만원 기준) | 30% 마진 목표 판매가 |
|---|---|---|
| 1% | 10,101원 | 14,430원 |
| 2% | 10,204원 | 14,577원 |
| 3% | 10,309원 | 14,727원 |
| 5% | 10,526원 | 15,037원 |
| 7% | 10,753원 | 15,361원 |
| 10% | 11,111원 | 15,873원 |
불량률을 숫자로 관리해두면 공급처와 협상할 때도 훨씬 유리해요. 이번에 좀 불량 많았던 것 같다고 감으로 항의하는 것보다 최근 세 번 발주 평균 불량률이 6%인데 우리 기준선은 3%라고 숫자를 제시하면 셀러도 무시하기 어려워요. 저는 분기마다 불량률 리포트를 정리해서 주요 공급처에 공유하는데, 이후로 불량률이 눈에 띄게 낮아진 경우가 실제로 있었어요.
협상 결과로는 다음 발주 단가 할인, 불량분 전액 재발송, 검수 강화 약속 중 하나로 합의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소액 불량이면 다음 발주에서 단가를 1~2% 낮춰주는 선에서 정리하고, 불량률이 기준선을 크게 넘겼다면 재발송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게 맞아요. 합의 내용은 반드시 문서로 남겨서 다음 분기 비교 자료로도 활용하시길 추천해요.
경미한 하자는 굳이 폐기하지 않고 B급 상품으로 할인 판매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실밥이 살짝 튀어나온 정도의 경미한 하자라면 정상가 대비 30~40% 할인해서 아울렛성으로 처리하면 원가 일부는 회수할 수 있어요. 다만 이 경우 반드시 상세페이지에 하자 내용을 명확히 고지해야 나중에 클레임으로 이어지지 않아요.
반대로 안전과 직결되는 하자, 예를 들어 봉제가 심하게 뜯어졌거나 부자재가 위험한 경우는 절대 판매하지 말고 바로 폐기하는 게 맞아요. 소액이라도 팔아보겠다는 욕심이 브랜드 신뢰도를 깎아 먹는 경우를 여러 번 봤어요. 폐기 처리한 물량도 수량과 사유를 기록해두면 다음 원가 계산과 공급처 평가에 그대로 쓸 수 있어요.
불량률 관리는 한 번 계산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매달 확인하는 루틴이 필요해요. 저는 월말에 그달 입고된 전체 물량과 불량 처리 건수를 엑셀에 정리해서 월간 불량률 추이를 꺾은선으로 그려봐요. 특정 달에 갑자기 불량률이 튀면 그 달에 어떤 공급처, 어떤 상품군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바로 역추적할 수 있어서 원인 파악이 훨씬 빨라져요.
이 데이터를 부가세 신고나 종합소득세 신고 때 원가율 근거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불량·폐기 처리 내역을 기록해두면 실제 원가율이 얼마인지 설명할 때 근거 자료가 되거든요. 반품 원가까지 반영한 진짜 순수익을 매일 확인하고 싶다면 블로그 다른 글에서 원가율 계산법도 같이 참고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