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쌓인 박스들, 사실은 전부 현금이에요. 팔리면 다시 돈이 되지만 안 팔리면 돈이 종이상자 모양으로 굳은 거죠. 재고 관리는 창고 정리가 아니라 자금 관리예요. 그 감각을 숫자로 바꿔볼게요.
쇼핑몰 자금이 마르는 경로는 대개 둘 중 하나예요. 광고비 아니면 재고. 광고비는 매일 눈에 보이니까 경계라도 하는데, 재고는 "자산"이라는 얼굴을 하고 조용히 현금을 잠가요. 오늘은 그 잠긴 돈을 다루는 기본기예요.
재고의 진짜 비용: 사입가만이 아니에요
- 묶인 현금의 기회비용 — 재고 1,000만 원어치는 광고도 신상 사입도 못 하는 돈 1,000만 원이에요.
- 보관비 — 창고 임대료, 3PL 보관료. 안 팔릴수록 매달 나가요.
- 가치 하락 — 특히 패션은 시즌이 지나면 가치가 뚝 떨어져요. 시간이 곧 감가예요.
- 심리 비용 — 쌓인 재고는 "이거부터 밀어야 하는데"라는 부채감이 되어, 신상 판단까지 흐려요.
그렇다고 재고가 적을수록 좋은 것도 아니에요. 품절은 제일 아까운 손실이거든요. 광고비 내고 데려온 손님이 품절 페이지를 보고 나가면, 그 광고비는 경쟁사 좋은 일 한 거예요. 재고 관리의 본질은 "적게"가 아니라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예요.
건강 진단 지표: 재고 회전율
회전율 = 기간 판매 원가 ÷ 평균 재고 원가. 쉽게 말해 "재고가 1년에 몇 번 돈으로 바뀌나"예요. 월 단위 실전 감각으로는 재고 소진 주수가 편해요.
재고 소진 주수 = 현재 재고 수량 ÷ 주간 평균 판매량"이 페이스면 몇 주 치 재고인가". 4~8주면 무난, 12주 이상이면 과잉 신호예요(리드타임에 따라 조정).
상품마다 이 숫자를 옆에 두면 사입 회의가 달라져요. "감으로 100장 더"가 아니라 "A는 3주 치밖에 없으니 리오더, B는 15주 치니 프로모션"으로요.
리오더(재주문) 공식: 언제, 얼마나
언제? — 리오더 포인트
리오더 시점 재고 = 일평균 판매량 × 입고 소요일 + 안전 재고예: 하루 5장 팔리고 입고까지 10일 걸리면, 50장 + 안전분(변동 대비 20~30%) ≈ 65장 남았을 때 발주.
이걸 상품별로 정해두면 "품절 나고 나서 허둥지둥"이 사라져요. 판매 속도가 바뀌면 숫자도 갱신하고요.
얼마나? — 판매 속도 × 커버 기간
다음 발주까지 버틸 기간(예: 6주) × 주간 판매량이 기본값이에요. 여기에 두 가지를 보정하세요. 추세(판매가 오르는 상품은 위로, 꺾이는 상품은 아래로)와 시즌(성수기 진입이면 여유 있게, 시즌 말이면 보수적으로). 시즌 말의 과감한 사입이 죽은 재고의 최대 공급원이에요.
사입 판단 전에 상품별 최근 7일·30일 판매 속도를 나란히 보세요. 7일이 30일보다 빠르면 상승세(여유 있게), 느리면 하락세(보수적으로). 이 비교 하나가 감사입을 데이터 사입으로 바꿔줘요.
죽은 재고: 손절의 기술
12주 치가 넘는 재고, 시즌 지난 재고는 '자산'이 아니라 '문제'로 재분류하세요. 처리 원칙은 이래요.
- 빨리 움직일수록 회수율이 높아요. 시즌 끝나기 전 20% 할인이, 끝나고 50% 할인보다 남아요.
- 정가 앵커를 지키며 처리하세요. 대놓고 반값 세일보다 세트 구성(정가 상품+재고 상품), 사은품 전환, 등급 고객 한정 특가가 브랜드에 안전해요. 가격 글의 원칙 그대로요.
- 회수한 현금은 검증된 상품에 재투자. 손절의 목적은 반성이 아니라 자금 회전이에요.
"본전 생각"이 죽은 재고를 더 오래 붙잡게 해요. 이미 쓴 사입비는 매몰비용이에요. 판단 기준은 "지금 이 재고가 차지한 현금과 공간을 다른 데 쓰면 더 벌 수 있는가"뿐이에요.
실무 루틴으로 정리하면
- 매주: 상품별 판매 속도·소진 주수 확인, 리오더 포인트 도달 상품 발주.
- 매월: 12주+ 재고 목록 뽑아 처리 계획(세트·사은품·특가) 결정.
- 매 시즌: 시즌 종료 6~8주 전부터 사입 보수 전환, 종료 4주 전부터 소진 모드.
- 상시: 사입 결제일과 정산 캘린더를 겹쳐 보며 현금 마이너스 구간 예방.
자주 묻는 질문
Q. 안전 재고는 얼마나 잡아요?
입고 소요일이 길고 판매 변동이 클수록 크게요. 실무 시작값은 리드타임 판매량의 20~30%. 품절이 자주 나면 올리고, 재고가 계속 남으면 내리면서 내 상품의 값을 찾아가세요.
Q. 잘 팔릴 때 왕창 사입해서 단가를 낮추는 건요?
단가 인하분과 재고 리스크를 저울에 올리세요. 단가 10% 아끼려고 12주 치를 안고 갔다가 유행이 꺾이면, 아낀 10%의 몇 배를 할인으로 뱉어요. 대량 사입은 수요가 검증된 스테디셀러에만 쓰는 카드예요.
Q. 색상·사이즈 옵션은 어떻게 배분해요?
과거 판매 비중이 답이에요. 보통 무채색·중간 사이즈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감으로 고르게 사입하면 애매한 색·끝 사이즈만 남아요. 옵션별 판매 데이터를 사입표 옆에 두세요.
🧷 오늘의 정리
- 재고는 박스 모양의 현금. 과잉은 자금을 잠그고, 품절은 광고비를 버려요.
- 건강 지표는 소진 주수(재고÷주간 판매량): 4~8주 무난, 12주+는 경고.
- 리오더는 공식으로: 일판매×리드타임+안전분에서 발주, 양은 속도×커버기간±추세.
- 죽은 재고는 빠르게, 앵커 지키며(세트·사은품) 현금으로 되돌리기.
뭘 다시 사입할지, 데이터가 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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