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자금
자금

창고에 쌓인 재고가 사실은 묶인 현금입니다 (과잉재고 자금 관점으로 보는 법)

대시부스터 팀2026-03-05 · 읽는 데 약 9분

분명히 이번 달 매출은 잘 나왔는데 통장 잔고는 왜 이렇게 아슬아슬할까요. 창고엔 물건이 가득한데 정작 다음 매입 대금 막을 돈이 없어서 카드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면... 문제는 매출이 아니라 재고에 현금이 묶여 있어서예요. 오늘은 창고에 쌓인 박스를 '자산'이 아니라 '잠긴 현금'으로 다시 보는 법을 이야기해볼게요.

📋 목차 · 급하면 골라 읽으세요
  1. 재고는 자산이 아니라 '잠긴 현금'이에요
  2. 숫자로 보면 감이 확 와요
  3. 매입 속도를 조절하는 실전 기준
  4. 묶인 현금과 들어올 현금을 같이 봐야 해요

이커머스 하면서 제일 헷갈리는 게 이거예요. "매출은 늘었는데 왜 돈이 없지?" 저도 한동안 이걸 몰랐어요. 월 매출 그래프는 우상향인데 매달 카드값 막을 때마다 심장이 쫄깃했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답은 창고에 있었어요. 박스 안에 제 현금이 통째로 잠들어 있었던 거죠.

회계상으로 재고는 '자산'이에요. 대차대조표에 자산으로 잡히니까 숫자만 보면 부자처럼 보여요. 그런데 자산이라고 다 같은 자산이 아니에요. 통장에 있는 1,000만 원과 창고에 쌓인 1,000만 원어치 재고는 완전히 다른 존재거든요. 앞엣것은 당장 매입도 하고 광고도 돌리고 세금도 낼 수 있어요. 뒤엣것은... 팔리기 전까지는 그냥 박스예요.

재고는 자산이 아니라 '잠긴 현금'이에요

단순하게 생각해볼게요. 원가 8,000원짜리 옷을 100장 들여놨다고 쳐요. 그럼 창고에 80만 원이 잠긴 거예요. 이게 다 팔리면 다시 현금으로 돌아오죠. 문제는 이게 언제 팔릴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예요. 30일 안에 다 나가면 80만 원이 한 달 만에 회수되지만, 6개월 동안 절반만 나가면 40만 원이 반년 동안 창고에 묶여 있는 거예요.

여기서 진짜 무서운 건 이자나 손실이 아니에요. '그 돈으로 할 수 있었던 다른 것'을 못 한다는 기회비용이에요. 잘 나가는 다른 상품을 더 못 들여놓고, 광고 예산을 못 늘리고, 급할 때 쓸 여유 자금이 없어요. 흑자인데 돈이 없어서 무너지는 흑자도산이 딱 이 지점에서 시작돼요.

재고를 볼 때 "몇 장 남았지?"가 아니라 "여기 내 현금이 얼마 잠겨 있지?"로 질문을 바꿔보세요. 창고를 한 바퀴 돌면서 SKU마다 원가 × 재고수량을 더해보면, 통장에서 사라진 그 돈이 어디 갔는지 눈으로 보여요. 처음 해보면 좀 충격받으실 거예요...

숫자로 보면 감이 확 와요

제가 실제로 겪은 걸 예시로 풀어볼게요. 여름 원피스가 잘 팔리길래 신나서 재매입을 크게 질렀어요. 그런데 시즌 후반에 판매가 꺾이면서 재고가 그대로 남았어요. 아래는 그때 상황을 단순화한 표예요.

상황매입 수량원가 투입3개월 뒤 판매창고에 묶인 현금
적정 매입150장₩1,200,000135장 (90%)₩120,000
과잉 매입400장₩3,200,000180장 (45%)₩1,760,000
차이+250장+₩2,000,000+45장뿐+₩1,640,000

수량을 2.6배 넘게 질렀는데 실제로 더 팔린 건 고작 45장이었어요. 대신 176만 원이 반년 넘게 창고에 갇혀버렸죠. 이 돈이 있었으면 신상 두세 개를 더 테스트해볼 수 있었어요. 재고가 '자산'이라 마음이 편했지만, 냉정하게 보면 잠긴 현금 176만 원이 저를 계속 목 조르고 있었던 거예요.

여기서 한 가지 더. 안 팔린 재고는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져요. 시즌 지나면 정가로 못 팔고 할인해서 털어야 하고, 심하면 원가 밑으로 손절해야 해요. 그러니까 창고에 오래 있는 재고는 잠긴 현금인 동시에 서서히 녹는 현금이기도 해요. 이 부분은 순이익의 함정 글에서 다룬 '남는 것 같은데 안 남는' 구조랑도 연결돼요.

이 글의 숫자, 내 가게 걸로 바로 보고 싶다면대시부스터가 매출·순수익·ROAS·정산을 실시간으로 계산해요 · 카드 없이 7일 무료
무료로 시작하기 →

매입 속도를 조절하는 실전 기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핵심은 '한 번에 많이'가 아니라 '자주 조금씩, 데이터 보고'예요. 제가 몇 번 데인 뒤로 잡은 기준을 공유할게요.

1. 재고회전일수부터 재보세요. 재고회전일수는 '지금 재고가 다 팔리는 데 며칠 걸리나'를 뜻해요. 계산은 간단해요. (현재 재고수량 ÷ 최근 30일 판매수량) × 30. 예를 들어 재고가 200장인데 한 달에 50장 팔린다면 (200 ÷ 50) × 30 = 120일이에요. 넉 달 치를 안고 있는 거죠. 패션은 시즌이 짧아서 이게 60일만 넘어가도 슬슬 위험해요.

2. 리드타임 + 안전재고만큼만 채우세요. 발주하고 입고까지 걸리는 시간(리드타임)이 2주라면, 그 2주 동안 팔릴 양에 약간의 여유분만 더해서 발주하면 돼요. "쟁여두면 마음이 편하니까" 하고 3개월 치를 지르는 순간 현금이 묶여요. 조금 귀찮아도 자주 발주하는 게 자금 입장에선 훨씬 건강해요.

3. 잘 나가는 것만 재매입하고, 애매한 건 소량 테스트만. 신상은 처음부터 크게 지르지 말고 소량으로 시장 반응을 보세요. 데이터가 "이건 된다"고 말해줄 때 그때 크게 들어가면 돼요. 감으로 크게 지르는 게 과잉재고의 8할이에요...

"대량 매입하면 개당 단가가 싸진다"는 유혹을 조심하세요. 개당 500원 아끼려고 400장 질렀다가 200장이 안 팔리면, 아낀 20만 원보다 훨씬 큰 현금이 몇 달씩 묶여요. 단가 할인은 '확실히 팔릴 물량'에 대해서만 의미가 있어요.

묶인 현금과 들어올 현금을 같이 봐야 해요

매입 속도 조절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대부분 '지금 통장에 얼마 있고 앞으로 얼마 들어오는지'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에요. 이커머스는 정산 주기가 있어서 오늘 판 돈이 오늘 들어오는 게 아니잖아요. 네이버페이, 토스, 카드사마다 정산일이 다 다르고요. 이 타이밍을 못 맞추면 재고는 창고에 쌓이고 정산금은 아직 안 들어와서 매입 대금 막을 돈이 붕 뜨는 상황이 와요.

그래서 재고 관리랑 정산 관리는 사실 한 몸이에요. 얼마가 재고로 묶여 있는지, 정산금이 언제 얼마 들어오는지를 같이 봐야 다음 매입을 얼마나 질러도 되는지 판단이 서요. 이 부분은 정산 주기와 현금흐름 글에서 더 자세히 풀어놨으니 같이 보시면 좋아요.

솔직히 이걸 엑셀로 매번 계산하는 건 진짜 고역이에요. 저는 대시부스터로 원가·수수료·세금 다 뺀 실제 순수익이랑 통장에 실제로 들어올 예상 금액을 실시간으로 보는데, 이걸 보고 나서야 "아 이번 달은 매입 좀 줄여야겠다" 같은 판단이 감이 아니라 숫자로 되더라고요. 재고에 얼마 잠겼는지가 눈앞에 보이면 함부로 못 질러요.

정리하면 이래요. 매출 그래프만 보면 계속 사고 싶어져요. 하지만 통장은 재고를 '잠긴 현금'으로 정직하게 반영해요. 그러니까 매입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항상 물어보세요. "이거 지르면 현금이 며칠 묶이지? 그 며칠 안에 정산금은 충분히 들어오나?" 이 질문 하나가 흑자도산을 막아줘요.

Q. 재고를 아예 최소로 가져가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것도 위험해요. 재고가 너무 적으면 잘 팔리는 순간에 품절나서 매출 기회를 놓쳐요. 핵심은 '최소'가 아니라 '적정'이에요. 리드타임 안에 팔릴 양 + 약간의 안전재고, 딱 그만큼이 이상적이에요. 무재고가 목표가 아니라, 안 팔리는 재고를 안 쌓는 게 목표예요.

Q. 이미 쌓여버린 악성 재고는 어떻게 하나요?

냉정하게 손절하는 게 답일 때가 많아요. "원가 밑으로는 못 팔아" 하고 붙잡고 있으면 현금은 계속 묶이고 가치는 계속 떨어져요. 할인 기획전, 묶음 판매, 사은품 활용 등으로 빠르게 현금화해서 그 돈을 잘 나가는 상품으로 돌리는 게 전체 이익엔 훨씬 나아요. 묶인 현금을 푸는 게 우선이에요.

Q. 매입 자금이 부족한데 잘 팔릴 것 같으면 대출받아서라도 사야 하나요?

'잘 팔릴 것 같으면'이 문제예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확인된 상품만 크게 가세요. 실제 판매 속도와 재고회전일수가 뒷받침될 때만 자금을 늘리고, 그마저도 정산 타이밍을 계산해서 상환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하세요. 확신 없는 물량에 빚까지 태우면 리스크가 두 배예요.

핵심 정리

묶인 현금, 실시간으로 보고 계신가요?

재고에 얼마가 잠겨 있고 이번 달 실제로 남는 순수익이 얼마인지, 대시부스터가 원가·수수료·세금 다 빼고 실시간으로 계산해드려요.

7일 무료로 시작하기 →
# 재고관리# 현금흐름# 매입# 운영자금# 자금관리
대시부스터 팀

월 매출 수억 원대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며, 사장님들이 감이 아니라 숫자로 장사하도록 돕는 도구를 만들어요. 이 블로그에는 실제로 써 본 것만 적습니다.

← 이전 글
환불·반품 대비 예비자금, 반품률로 계산하면 얼마 쟁여둬야 안 터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