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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전환주기(CCC) 계산해보니 우리 돈이 47일간 묶여 있었다

대시부스터 팀2026-03-09 · 읽는 데 약 10분

통장에는 돈이 없는데 손익계산서는 흑자래요. 이 괴리 때문에 밤에 잠 못 자본 사장님이라면, 십중팔구 현금이 어딘가에 '묶여' 있는 겁니다. 저는 지난달에 처음으로 현금전환주기(CCC)라는 걸 제대로 계산해봤는데, 우리 돈이 무려 47일 동안 회사 밖에 나가 있더라고요... 그 47일을 어떻게 찾아냈는지 숫자 그대로 공유할게요.

📋 목차 · 급하면 골라 읽으세요
  1. 현금전환주기(CCC)가 뭐냐면요
  2. 우리 자사몰 숫자를 그대로 넣어봤어요
  3. 47일을 어떻게 줄였나 (한 달 실험)
  4. 그래서 매달 어떻게 관리하냐면

흑자 도산이라는 말, 남 얘기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작년에 재고를 좀 크게 당겨오고 나서 딱 그 상황이 왔습니다. 매출은 사상 최고, 순익도 나쁘지 않았는데 정작 도매상 결제일에 통장 잔고가 간당간당했거든요. 회계사님한테 물어보니 "돈이 재고랑 미정산금에 묶여 있어서 그래요"라는데, 그 '묶여 있다'가 도대체 며칠인지 아무도 숫자로 안 알려주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계산했습니다.

현금전환주기(CCC)가 뭐냐면요

말은 어렵게 들리는데 개념은 단순해요. 도매상에 돈을 주고 물건을 산 시점부터, 그 물건이 팔려서 내 통장에 현금이 실제로 꽂히는 시점까지 며칠 걸리는가. 그 기간 동안 내 현금은 세상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 거고, 그게 길수록 자금이 빡빡해집니다.

공식은 세 덩어리로 나뉘어요.

항목줄이면?
재고보유일 (DIO)사입한 물건이 창고에서 팔릴 때까지 걸리는 날현금 회수 빨라짐
매출채권회수기간 (DSO)팔린 뒤 정산금이 통장에 들어올 때까지 걸리는 날현금 회수 빨라짐
매입채무지급기간 (DPO)내가 도매상에 결제를 미룰 수 있는 날길수록 내 돈 늦게 나감 (유리)

이걸 합치면 이렇게 돼요.

CCC = 재고보유일 + 매출채권회수기간 − 매입채무지급기간

앞의 둘은 '내 돈이 밖에 있는 기간'이라 더하고, 마지막 하나는 '남의 돈을 내가 쓰는 기간'이라 빼요. 그래서 재고를 빨리 팔고, 정산을 빨리 받고, 도매 결제는 최대한 늦출수록 이 숫자가 작아집니다. 심지어 마이너스도 나와요(쿠팡·아마존 같은 대형 유통이 대표적이죠. 소비자한테는 먼저 받고 납품사한테는 나중에 주니까).

우리 자사몰 숫자를 그대로 넣어봤어요

제가 운영하는 여성의류 자사몰 기준으로 실제 계산한 값이에요. 브랜드마다 다르니 그대로 믿지는 마시고, 자기 숫자로 다시 계산해보세요.

1. 재고보유일 (DIO)

연 매출원가(사입가 합계)가 ₩90,000,000이었어요. 하루치로 나누면 ₩90,000,000 ÷ 365 = 약 ₩246,575. 평균 재고자산은 ₩10,350,000쯤 깔려 있었고요. 나눠보면...

DIO = ₩10,350,000 ÷ ₩246,575 = 약 42일

즉 물건 하나가 창고에 들어와서 팔려 나가기까지 평균 42일이 걸린다는 뜻이에요. 시즌 안 타는 기본템은 훨씬 오래 묵고, 잘 나가는 애들은 2주 만에 소진되고... 평균이 42일이었습니다.

2. 매출채권회수기간 (DSO)

자사몰은 카드로 긁혀도 그 돈이 바로 안 들어와요. PG사·간편결제마다 정산 주기가 달라서요. 우리 결제 비중으로 가중평균을 내봤어요.

결제수단매출 비중정산까지가중일
토스페이먼츠(카드)55%결제일 +5일2.75일
네이버페이35%구매확정 후 (평균 +16일)5.6일
카카오페이·기타10%+7일0.7일
가중평균 DSO약 13일

네이버페이가 은근히 발목을 잡더라고요. 구매확정 전까지는 보류금으로 잡혀 있어서, 배송 늦거나 고객이 확정을 안 누르면 2주 넘게 잠겨 있어요. 이 부분은 정산주기와 현금흐름 관리 글에서 결제수단별로 더 자세히 뜯어놨으니 같이 보시면 좋아요.

3. 매입채무지급기간 (DPO)

여기서 저는 좀 반성했어요. 동대문 사입은 대부분 선결제거나 길어야 외상 며칠이거든요. 좋은 거래처 몇 곳에서만 짧은 외상을 받고 있어서...

DPO = 약 8일

대기업이면 60일, 90일씩 결제를 미루는데 소상공인은 이게 참 어렵죠. 그래도 8일은 남의 돈으로 8일을 버틴다는 뜻이라 없는 것보단 나아요.

합쳐보면

CCC = 42(DIO) + 13(DSO) − 8(DPO) = 47일

사입에 돈을 넣고 나서 그 돈이 현금으로 돌아오기까지 평균 47일. 월 매출원가가 ₩7,500,000 규모니까, 대략 ₩11,600,000쯤이 상시 묶여 있는 셈이었어요(일 매출원가 ₩246,575 × 47일). 통장이 왜 빡빡했는지 그제야 이해가 되더라고요...

계산이 부담되면 딱 세 숫자만 챙기세요. ①평균 재고금액 ②한 달에 정산 늦게 들어오는 평균 일수 ③도매 결제를 며칠 미루는지. 이 셋만 있으면 CCC 뼈대는 나와요. 소수점까지 정확할 필요 없고, 방향과 '몇 주 규모냐'만 알면 자금 계획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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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일을 어떻게 줄였나 (한 달 실험)

숫자를 알고 나니 손댈 곳이 보였어요. 세 덩어리를 하나씩 건드렸습니다.

재고보유일(42일 → 34일). 60일 넘게 묵은 SKU를 골라내서 기획전으로 밀어냈어요. 원가 밑으로는 안 팔았고, 마진 조금 깎아서 현금화한 거예요. 죽은 재고를 깔고 있는 것보다 그 돈을 회전시키는 게 훨씬 이득이더라고요. 재고 회전이 왜 마진보다 자금에 더 크게 영향을 주는지는 순이익의 함정 글이랑 엮어서 보면 감이 확 와요.

매출채권회수(13일 → 10일). 배송을 하루라도 빨리 보내서 네이버페이 구매확정을 앞당겼어요. 발송 알림톡에 "수령하셨으면 구매확정 눌러주시면 다음 주문 3% 쿠폰!" 문구를 넣었더니 확정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별거 아닌데 정산일이 실제로 당겨졌어요.

매입채무(8일 → 12일). 오래 거래한 사입처 두 곳에 "다음 달부터 주 단위로 몰아서 결제드릴게요"라고 조심스레 부탁했어요. 한 곳은 흔쾌히 받아줬고요. 관계 상하지 않는 선에서만 밀었습니다.

항목
재고보유일42일34일
매출채권회수13일10일
매입채무지급8일12일
CCC47일32일

47일에서 32일로. 15일 줄었어요. 금액으로 환산하면 묶여 있던 현금이 약 ₩11,600,000에서 ₩7,900,000으로 줄어서, ₩3,700,000쯤이 통장으로 풀린 셈이에요(추정치). 대출 안 받고 운전자본 370만 원이 생긴 거라 체감이 컸습니다.

CCC 줄이겠다고 무리하게 재고를 후려쳐 팔거나, 사입처 결제를 일방적으로 미루면 안 돼요. 헐값 처분은 브랜드 가치를 깎고, 결제 미루기는 거래처 신뢰를 깹니다. 다음 시즌에 좋은 물건 먼저 못 받으면 그게 더 손해예요. 관계와 마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만 조정하세요.

그래서 매달 어떻게 관리하냐면

CCC는 한 번 계산하고 끝내면 의미가 없어요. 시즌 바뀌고 재고 당겨오면 금방 다시 늘어나거든요. 저는 월말마다 세 숫자를 갱신하고, 47일 → 32일 → 다시 몇 일인지 추세만 봅니다. 방향이 위로 꺾이면 어디서 돈이 묶이기 시작했는지 바로 찾아요.

사실 이걸 손으로 매달 계산하는 게 제일 귀찮았는데, 요즘은 대시부스터 대시보드에서 정산 예정일이랑 실제 순수익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어서 '언제 얼마가 들어오는지' 감을 잃지 않게 됐어요. 재고에 돈을 얼마나 깔았는지, 이번 주 통장에 뭐가 꽂히는지가 한눈에 보이니까 CCC 감각이 자연스럽게 유지되더라고요. 자금이 빡빡한 달일수록 이 숫자를 봐야 마음이 놓여요...

결론은 단순해요. 오늘 딱 30분만 내서 내 재고금액, 정산 지연일, 도매 결제일을 적어보세요. CCC 숫자 하나가 나오면, 통장이 왜 비는지가 처음으로 '몇 일짜리 문제'로 보일 거예요. 문제가 숫자로 보이면 그때부터는 줄일 수 있습니다.

Q. CCC가 마이너스면 무조건 좋은 건가요?

대체로 좋아요. 소비자한테 먼저 받고 공급사에 나중에 주는 구조라 남의 돈으로 사업을 굴리는 거니까요. 다만 마이너스에 집착하다 거래처 결제를 과하게 미루면 관계가 상하고, 좋은 물건을 못 받게 될 수 있어요. 자사몰 소상공인은 0~30일 사이만 와도 아주 건강한 편이에요.

Q. 손익계산서는 흑자인데 왜 통장은 비어 있나요?

손익은 '팔렸다'를 기준으로 잡히지만 현금은 '실제로 들어왔다'를 기준으로 움직여요. 그 사이의 시차가 바로 CCC예요. 재고와 미정산금에 돈이 묶여 있으면 장부상 이익이 나도 통장은 빌 수 있어요. 그래서 흑자 도산이 생기는 거고요.

Q. 재고보유일 계산할 때 재고금액은 뭘 넣나요?

매입원가(사입가) 기준으로 넣으세요. 판매가 말고요. 그리고 특정 하루의 재고보다는 기초·기말 재고의 평균을 쓰는 게 정확해요. 시즌 편차가 크면 최근 몇 개월 평균으로 잡는 게 현실적이에요.

핵심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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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부스터 팀

월 매출 수억 원대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며, 사장님들이 감이 아니라 숫자로 장사하도록 돕는 도구를 만들어요. 이 블로그에는 실제로 써 본 것만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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